뉴욕 증시가 4일(현지시간) 기술주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마감 뒤 공개된 팔란티어의 분기실적이 기대 이상이기는 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정도로 높지는 않다는 평가 속에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지수가 하락했다.

팔란티어는 8% 폭락했고,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시가총액 기준 1위 업체 엔비디아는 4% 급락했다.

테슬라는 AI 약세에 더해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반대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1조달러 보상 패키지가

6일 주주총회에서 부결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5% 넘게 급락했다.

지수 급락, 공포지수는 폭등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전일비 251.44p(0.53%) 내린 4만7085.24로 마감했다.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80.42p(1.17%) 하락한 6771.55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된서리를 맞았다. 나스닥은 486.09p(2.04%) 급락해 2만3348.64로 주저앉았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심리적 저항선인 20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폭등세를 보였다. VIX는 1.83p(10.66%) 폭등한 19.00으로 치솟았다.

AI 거품 우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 사태를 정확하게 예측해 돈방석에 앉고

월스트리트에서 이름을 날린 마이클 버리가 이날 투자자들의 AI 불안감을 다시 자극했다.

버리의 사이언 자산운용 공시에 따르면 현재 사이언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 하락을 예상해 각각 100만주,

500만주 규모의 풋옵션을 보유한 상태다. 풋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서브프라임 붕괴를 정확하게 예측했던 버리가 이번에는

 AI 테마를 쌍끌이 하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소식은 AI 관련주 급락을 촉발했다.

전날 깜짝 실적을 공개한 팔란티어가 ‘거품’ 우려 속에 16.44달러(7.94%) 폭락한 190.74달러로 추락했고,

엔비디아는 8.19달러(3.96%) 급락한 198.69달러로 미끄러졌다.

테슬라는 24.11달러(5.15%) 급락한 444.26달러, 알파벳은 6.06달러(2.13%) 내린 278.06달러로 장을 마쳤다.

AI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 아마존은 4.68달러(1.84%) 하락한 249.32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2.70달러(0.52%) 내린 514.33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 속에 최근 아이폰17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플은 AI 거품 후폭풍에서 자유로웠다.

애플은 0.99달러(0.37%) 오른 270.04달러로 올라섰다.

양자컴퓨터 폭락

시장의 위험회피 속에 양자컴퓨터 스타트업들은 폭락했다.

선도주 아이온Q가 5.02달러(8.06%) 급락한 53.38달러로 마감하며 그나마 낙폭이 작았다.

리게티와 디웨이브는 각각 10% 넘게 폭락했다.

리게티는 3.94달러(10.07%) 폭락한 35.18달러, 디웨이브는 3.35달러(10.12%) 폭락한 29.74달러로 주저앉았다.